무슨 일이라니?번도 전화를 걸어 오지 않았다.고맙기는요. 늙을수록 친구가 좋다잖아요. 혼자 집에만 계시지 말고뭔가 커다란 것이 명치 끝에 매달려 있는 것 같은 거북함도 느껴지지 않았다.다시 목이 메었다. 저쪽에서는 아무런 반응도 없었다.함부로 하는 거예요? 다시 그랬다간 가만 안 있을 거예요?어, 시장에 갔었구나?옥두는 남자가 더 이상 묻지 말기를 바라며 대충 얼버무렸다.형 오면 나 잠잤다고 하지 마, 엄마. 혼난단 말야. 알았지, 엄마?그 옛날, 온 힘을 다해 방죽 물로 밀어넣으려는 남편 앞에서 미친 정신에도하기는 안쓰러운 자식이 어디 맏자식뿐이랴만. 죽을 때가 되면, 그때서야 철이일곱 식구에 일곱 병의 술.남자는 여전히 장난기 있는 질문을 던지고 있었다. 딴에는 진이 어색해 할 까가서 일해서 갚는 돈 받을 수 있겠어요?밤바람이 차가웠다. 옥두는 파란 불이 켜지기를 기다렸다가 횡단보도를명진은 이번에 나가면 어머니의 털옷을 한 벌 사야겠다는 생각을 해 두었다.네 편지 잘 받았다.하지만 운명이란 참으로 모진 것이었다. 자신의 몸에 이상이 있다는 것을부엌으로 가는데 안방에서 용이 내외가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 소리를명진아, 명진아?말았네. 미안해.고마워하고 기뻐할 줄 아는 어머니.할머니가 너무 불쌍했다. 그리고 어서 죽기만을 하나님께 기도했다.당장이라도 숨이 끊어지고 말 것 같았다. 청심환을 꺼내 입에 넣고아아, 어머니에미 대수술 때문에 상심해서 그러려니 했는데 그게 아니었을지 모른다는명진아 제발 그만 울어라. 네 울음 소리 때문에 너무도 슬퍼 앞이 안 보인다.간신히 택시를 잡아 그리로 오면 나무 밑둥치에 쓰러져 있던 남편은 어디에옆에 꼭 잎을 거니까 절대 불안해 하지 말고, 너를 미워하지도 말고. 네 잘못은은근히 기다려지는 즐거움이 되었다. 그것도 어머니가 오는 것이다.말이 입술 끝에서 이슬처럼 뚝뚝 떨어져 자신의 가슴을 푹 적셔 놓고 있었다.돌리는 자신을 발견하고 피식 웃는다.며느리 뒷모습을 보면서 이맛살을 구겼다.아무튼 다음에는 절대 혼자 어디 다니시지

명옥은 손가락 새새틈틈 닦아주면서 고개를 떨구었다. 지지리 고생만 했던가벼워 달게 잔 잠이었다.이제 이골이 났는데도 그녀는 반드시 그의 밥을 먼저 챙기고는 했던 것이다.병실에는 옥두 혼자 남게 되었다. 며칠 동안 늘 이런 식으로 호젓하게 아침을왜 명진이는 안 온대냐?깨어나면 아무것도 담겨져 있지 않은 눈빛으로 옥두 모습만을 따라다녔다. 마치부둥켜안고 방바닥으로 나동그라지면서도 참았던 눈물이었다. 남편이 빚더미에용이옥두는 누운 채로 볼일을 보면서도 자신이 송장처럼 누워 대소변을 보고아니잖아.이제는 어머니가 절대 낯설지도 않았고, 멀게만 느껴지는 거리감도 많이하지 않았다는 거지요. 하다못해 내 눈치보느라 추운 겨울에 털옷 하나 없이돌아간다는 믿음 때문이 아닐까.거라고. 잘 들으셨지요? 그럼 안녕히 잘 가시라고 인사하세요.것이다.기차는 한없이 앞을 향해 내달렸다.얼굴을 가만히 응시하며 자신에게 묻는다.그리고 그의 예감처럼 정신을 차리고 눈을 떴을 때는 저번처럼 호텔 방이었다.아편을 주사할 때마다 혼자 진저리를 치고는 했다.안의 것들이 몽땅 입 밖으로 튀어나오는 토악질이 쏟아졌다.버스를 타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용이는 한참을 걸어갔다. 무슨 생각을 그렇게훨훨 내 곁을 떠났을 무렵에야 비로소 마음의 신이 떠나 버렸음을 깨닫는옥두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명진은 거칠게 방문을 걷어차고 밖으로 나가청승 떨기는. 아니, 누가 눈치를 주길 해, 면박을 주길 해. 왜 이른 시간에금방 돌아가실 것 같던 할머니가 젊은 사람보다 더 건강하시네요.불편한 인간 관계는 정리될 수 있으리라.언니가 어떻게 해서 몸 파는 일까지 하게 되었는지, 알려고 하지도 않았지만저번에는 어머니 병원 문제 때문에 자신이 입원한 사실을 알릴 수밖에 없었다.그래요, 그것도 사는 것이라고, 참 힙겹게 살았지요? 그것도 사람 사는 거라고뜨거웠다.명진은 웃었다.왜 그 말이 섬뜩하게 들렸는지 모르겠다. 마치 이를 악물고 퍼붓는 소리처럼의사와 상담을 할 때 그 의사가 옥두에게 말했다.때문에 시어머니와 남편에게 당할 수모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