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장 돈의 힘
광장에 세워진 게시판을 보고 있는 홀덤사이트의 이름은 정찬성, 레벨은
11이었다.
초보자 마을로 보이는 이 마을 마르뎅에서는 레벨 10 이하는 초보,
레벨 10 이상은 베테랑, 20 이상은 고레벨 대우를 받고 있었다. 그랬
기에 나는 레벨이 10이 넘는 정찬성이 집을 구매하는 방법 정도는 알
고 있을 거라 생각했다.
“뭐? 집?”
아주 정중하게 질문을 했음에도 유저 온라인홀덤은 불쾌하다는 눈으로
나를 위아래로 훑어 내렸다. 누구라도 기분이 나빠할 만한 노골적인
시선이었다.
그러나 나는 그저 얌전히 정찬성의 대답을 기다렸다. 늘 그래왔던
것처럼 눈썹을 늘어뜨리며 눈치를 봤을지도 모른다. 약자의, 갖지 못
한 자의 습관을 아직 버리지 못했기에.
“병신 새끼야.”
갑자기포인트홀덤의 입에서 그런 말이 나왔다.
“예……?”
당황한 나머지 나는 반사적으로 비굴한 표정을 지었고 어깨를 움츠
러뜨렸다.
“레벨1 새끼가 빠져가지고.”
그런 내 모습에 그럼 그렇지 하는 표정을 지은 유저 정찬성이 잘 걸
렸다는 듯 입가에 조소까지 머금었다.
“이세계에 떨어지니까 막 특별한 사람이 된 거 같고 대단한 영웅이
라도 된 거 같지? 집을 무슨 NPC가 아이고 포커캐슬님 이 집을 써주십시
오 하고 그냥 주는 줄 아나.”
“…….”
“보리빵 2개하고 생수 1통밖에 없는 레벨 1 개쪼렙이 집을 어떻게
사? 여기가 게임 속인 줄 알아? 현실이야, 현실!”
“…….”
“판타지 포커클럽처럼 이세계에 떨어지니까 아주 판타지 소설 주인공처
럼 대저택이든 성이든 척척 살 수 있을 것 같지? 어휴, 나가서 토끼부
터 잡아, 병신아. 집 타령 하면서 돌아다니는 거 내 눈에 한 번만 더
띄면 아주 개 패듯 패버린다.”
왜일까.
어?
나는 고개를 갸웃했다.
다르다. 뭔가가 다르다. 확실히 달랐다. 오히려 내 마음은 이내 차
분해졌다.
좌절감이 됐든 분노가 됐든 공포가 됐든 속이 부글부글 끓을 폭언
을 생판 처음 본 사람한테 듣고 있는데도 나는 별 감정을 느끼지 않았
다. 오히려 스트레스 해소라도 하듯 비난과 욕설, 폭언을 퍼붓고 있는
포커클럽의 모습이 순간 우습게까지 느껴졌다.
그래서였다.
충남 천안시 서북구 성환읍 송덕2길 104-36 | H.P 010-5037-9483ㅣ사업자 등록 번호 : 899-01-00498